사랑, 우정, 오늘의 소중함을 노래하는 뮤지컬 <렌트>
《 공연 정보 》 · 공연기간: 2023.11.11~2024.02.25 · 공연시간: 160분 / 1부 80분, 인터미션 20분, 2부 60분 · 공연장소: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 · 예매처: 인터파크, 신시컴퍼니 · 출연진: (로저 역) 백형훈, 장지후 (마크 역) 배두훈, 정원영 (미미 역) 김환희, 이지연 (모린 역) 김수연, 전나영 (조앤 역) 배수정, 정다희 (엔젤 역) 김호영, 조권 (콜린 역) 윤형렬, 임정모 (베니 역) 구준모 |
줄거리
<렌트>는 뉴욕 재개발 지역에 거주하는 젊은 예술가들이 사랑과 우정, 꿈과 열정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1991년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1년간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꿈과 열정이 있지만 이들의 삶은 마냥 밝지 않습니다. '집세(Rent)'를 내지 못할 만큼 생활고를 겪기도 하고 마약에 중독되거나 에이즈에 걸려 남은 생을 힘겹게 살아가기도 하죠. 희망이 보이지 않는 듯한 상황에서도 그들은 꿈을 향해 달려가고 뜨겁게 사랑하며 하루를 살아갑니다. 마치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요.
로저 | 미미 | 마크 | 콜린 | 엔젤 |
에이즈 환자, 기타리스트, 미미의 연인 |
에이즈 환자, 마약 중독자, 스트립 댄서, 로저의 연인 |
다큐 영화감독, 로저와 룸메이트, 모린의 전 연인, 극의 내래이터 |
에이즈 환자, 철학과 강사, 동성애자, 엔젤의 연인 |
에이즈 환자, 드랙퀸(여장 남자), 동성애자, 콜린의 연인 |
모린 | 조앤 | 베니 | ||
행위예술가, 양성애자, 마크의 전 연인, 조앤의 현 연인 |
인권변호사, 동성애자, 모린의 연인 |
로저와 마크의 전 룸메이트, 건물주 |
관람후기
<렌트>는 2000년 초연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올려진 작품입니다. 저는 뮤지컬 덕후이지만 이 작품은 이제야 접하게 되었는데요.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대적 배경, 에이즈, 마약, 동성애 등 이질적인 느낌이 들 수 있는 파격적인 소재로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 공연을 티켓팅하기 전, 오픈 콘서트와 시츠프로브(Sitzprobe, 앉은 채로 하는 리허설. 음악감독의 지휘에 따라 오케스트라와 합을 맞춰보는 과정) 영상을 보니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1부 공연이 끝나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회전문 돌겠구나! (여러 차례 관람한다는 의미)'
제가 느낀 <렌트>의 매력은요.
복잡한 듯 단순한 스토리의 힘
개성 강한 인물들의 서사가 얽혀있어 스토리가 복잡하다 느껴질 수 있습니다. 분명 플롯이 단순한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물들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오늘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자'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등장인물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반추하기도 하고, 삶을 바라보는 시각도 되짚어보게 됩니다. 관람 횟수가 늘어날수록 의미 있게 다가오는 점이 많아질 것 같아요. 작품이 막을 내릴 때쯤이면 메시지의 무게와 깊이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한 가지 의아한 부분이 있다면 관람 연령입니다. 다소 자극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장면과 수위가 살짝 높은 씬이 여럿 있어서 14세 관람 연령을 올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또 세 커플 중 두 커플이 동성커플입니다. 동성끼리의 애정표현과 스킨십이 많습니다. 극 중 연기일지라도 동성애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은 불편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네요.
만족스러운 배우들의 합
이 작품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송스루 뮤지컬(Sung-Through Musical)입니다. 그만큼 작품 속 넘버가 많아 배우들의 노래-연기-딕션의 조화, 그리고 배우들 간의 합이 중요합니다. 2020년에 참여한 배우들과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이 골고루 섞여 있는데 모두가 실력파입니다. 탄탄한 성량, 또렷한 딕션, 춤선이 예쁘고 몸을 잘 씀, 배우들의 케미, 이 모두 훌륭해서 140분의 러닝타임 동안 몰입이 깨지는 경험은 없었습니다.
자첫(자체적으로 첫 번째 관람한 공연)에서 인상 깊었던 배우는 마크 역의 배두훈 배우입니다. 포레스텔라로 활동하는 가수의 모습이 익숙했는데요. 그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무대에서는 '마크' 그 자체였습니다. 춤선이 예쁘고 무대 좌우, 위아래를 종행무진 하는데도 음정이 안정적이었어요. 등장인물 모두와 관련이 있다 보니 극의 중심을 잘 잡아준 느낌입니다. 다른 배역들만큼 튀는 역할은 아니지만 극에 자연스레 녹아있고 표정 연기와 딕션이 좋아 극의 화자로 잘 어울렸습니다.
모린 역의 김수연 배우, 미미 역의 이지연 배우도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모린과 미미라는 인물이 존재한다면, 딱 저 배우들 같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배우의 섹시한 목소리, 발성, 그루브한 몸짓이 멋졌습니다. 콜린(윤형렬 배우)이 엔젤(조권 배우)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2부 솔로곡은 절절해서 가슴에 아프더라고요. 윤형렬 배우가 두터운 목소리에서 고음을 안정적으로 뽑아내니 울림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장지후 배우의 락 발성도 인상 깊었고 조권 배우의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모습도 기억에 남네요. 전반적으로 앙상블도 탄탄하고 각 커플끼리의 합이 좋았습니다.
+ 11월 22일 공연) 이전 공연과 캐스팅이 다른 배우는 모린 역의 전나영 배우와 콜린 역의 임정모 배우였습니다. 전나영 배우는 실력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기대가 컸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무대를 장악하는 능력이 엄청났고 조앤과의 합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임정모 배우도 따뜻한 중저음과 음색이 매력적이고 '순정남이다!' 라고 느낄 수 있게 해줬습니다. 렌트는 배우들이 어떤 조합이든 페어 불문하고 만족스러운 공연을 만드는 것 같아요.
매력적인 넘버
제 경험상 '좋은 뮤지컬'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에는 '좋은 넘버'가 있었습니다. 의미 있는 메시지를 좋은 선율에 담은 곡들이죠. <렌트>에도 그러한 곡이 있습니다. '오십이만 오천육백 분의 귀한 시간들, 어떻게 재요, 1년의 시간~'이라는 가사의 Seasons of Love입니다. 뮤지컬과 친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익숙한 곡일 겁니다. 이외에도 Tango Maureen, Another Day, I'll Cover You 등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멋진 넘버들이 많습니다. 공연이 끝나면 멜로디가 귀에서 맴도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렌트> 더 즐기는 팁
줄거리 보고 가기
등장인물의 관계가 조금 복잡합니다. 마크가 중간중간 친절하게 소개해주지만, 미리 줄거리와 인물정보를 파악하고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도 정보를 알고 보니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문제가 없었고 극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2023 <렌트> 맛보기
소소한 예매 팁
공연장 좌석 시야 (+수정 및 추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은 1천여 석 규모의 공연장입니다. 앞 좌석과의 간격이 넓고 의자 착석감이 좋은 편입니다. 좌석이 지그재그로 엇갈려있어 전반적으로 시야 방해가 적은 편인 것 같아요.
OP석과 1층 1열은 단차가 없습니다. 해당 좌석은 배우를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대를 고개 꺾어 올려다보아야 하고, 동선에 따라 배우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1층 2열부터 단차가 생기나 2열-10열 사이의 단차는 계단 1개 높이입니다. 배우의 표정과 무대 전체를 볼 수 있는 시야각이 나오는 구역입니다.
1층 11열부터는 계단 2개 높이의 단차가 생깁니다. 시야 방해는 더 적지만 배우들 표정을 보기에는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1층 A구역과 C구역은 무대 방향으로 좌석이 틀어져 있습니다. 덕분에 통로석은 고개가 덜 아프고 시야 방해가 없습니다.
2층은 단차가 큰 편입니다. 2층 1열은 난간 때문에 시야 방해가 조금 있을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2층 좌석은 1층 좌석만큼 앞 열과 지그재그 배치 정도가 적습니다. 다시말해 내 시야에 대각선 좌/우 앞 좌석 사람들의 머리가 살짝씩 걸려서 보인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앉은 키가 작은 분들은 2층 A석 7,8열을 제외한 나머지 2층 좌석에서 시야 방해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전체 배우들의 움직임과 무대 전체를 조망하려면 2층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다만 무대와 거리감이 적지 않고, 2막 후반에 마크가 벽에 쏘는 영상 일부가 높은 천장에 가려 보이지 않는 좌석도 있습니다.
1층 2열부터 6열까지의 좌석과 2층 좌석까지 골고루 앉아본 입장에서는 1층 중블(B구역) 3열-5열 중앙 좌석이 무대 전체와 배우들 표정을 또렷하게 볼 수 있는 명당인 듯 합니다.
예매 할인 정보
예매처 할인 (인터파크 티켓) | 제작사 할인 (신시컴퍼니) |
재관람할인, 청년/청소년/수험생 할인, 문화가 있는 날, 일요일 저녁 공연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확인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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