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7)가자 땅굴 이야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7)가자 땅굴 이야기>

《 목 차 》  · 서론  · 가자 땅굴의 규모  · 가자 땅굴의 출현과 성장  · 가자 땅굴의 종류

 

24일 금요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일시 휴전에 들어갔습니다. 일시 휴전 합의에 따라 하마스의 인질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맞교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합의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은 군사적 우위와 막강한 지상전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주된 이유로 가자지구 하마스의 땅굴 '가자 메트로(Gaza Metro, مترو غزة)'를 지목합니다.

가자 땅굴 (출처: 로이터)

가자 메트로는 우리에게도 경각심을 갖게 합니다. 가자 땅굴에 북한의 굴착기술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죠. 현재 북한에는 사무실, ,식당, 화장실 등 기본생활시설과 탄약공장, 무기고 등 군사시설을 갖춘 거대한 지하도시가 곳곳에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의 땅굴 굴착 기술력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게 전수받은 기술로 조성된 하마스의 땅굴은 어떠할까요? 아랍 주요 언론사 알자지라(Al Jazeera)와 알후라(Al hurra) 기사를 토대로 살펴보겠습니다. 

 

가자 땅굴의 규모

하마스의 땅굴 혹은 가자 메트로(Gaza Metro)라고 불리는 가자 땅굴은 하마스의 숨은 요새 역할을 합니다. 거미줄처럼 복잡한 형태를 띄며 표준화된 폭은 약 3피트(0.9m)로 협소합니다. 2021년 하마스의 최고실권자인 야히아 신와르는 가자지구 땅굴이 500km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길고 좁은 미로 같은 땅굴의 특징을 이용해 하마스를 게릴라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가자 땅굴은 지상 충격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하게 건설되었습니다. 일부 땅굴에는 철근과 콘크리트 등이 사용되었죠. 이곳에는 부상당한 하마스 대원들을 위한 의료실, 지하 40m 깊이에 수개월간 몸을 숨길 수 있는 은신처, 학교, 모스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방과 복도. 지휘본부와 군사시설, 심지어 차량용 도로와 철도까지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땅굴 1개를 건설하는데 비용은 얼마가 들까요?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3백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가자 땅굴의 출현과 성장

 

 

가자 땅굴의 시작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집트 남부도시 라파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분리하는 경계 울타리가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울타리 끝자락에 거주하는 가자주민과 이집트 주민 몇몇이 직경 50m 이내의 굴을 판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들은 이 땅굴로 물자와 함께 무게가 가벼운 무기를 밀수하고자 했습니다.

 

2000년 알 아크사 인티파다(Al Aqsa Intifada, انتفاضة الأقصى)가 일어나자 이 땅굴은 무기 밀수 루트로 활발히 활용됩니다. 팔레스타인 내 무장세력들은 이 땅굴을 통해 AK 소총, RPG 발사기, 중기관총 등의 무기와 다른 물자들을 몰래 들여왔고 땅굴을 무기고로 발전시켰습니다. 가자 땅굴은 라파에서 시작해 이집트, 수단, 예맨, 이란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밀수 루트가 되었습니다.

 

땅굴이 본격적으로 대거 형성된 시기는 2007년입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하게 되자,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안보상의 이유로 가자지구와의 인적·물적 이동을 제한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역시 더욱 강화되었죠. 연료, 식료품, 생필품 등의 밀수를 위해 땅굴 수는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중 2천5백 개의 땅굴은 하마스를 비롯한 무장단체가 연료와 무기 등을 밀수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와 이집트 연결하는 땅굴 (출처: Al Arabiya)

가자 땅굴의 종류

상업용 땅굴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국경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봉쇄로 힘들어진 가자지구 주민들은 상업용 땅굴을 통해 이집트에서 연료, 식료품을 포함한 다양한 물자를 몰래 들여왔습니다. 하지만 2013년 이집트 정부는 밀수 중단을 위해 일부 상업용 땅굴을 침수시키거나 파괴시켰습니다.

 

공격용 땅굴

이스라엘 점령 지역에 침투하여 후방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땅굴입니다. 공격용 땅굴은 공습으로부터 포병부대를 지키는 미사일과 박격포 등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동시에 지하에서 미사일 발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됩니다.

 

방어용 땅굴

팔레스타인 영토 내 전투원들의 매복과 이스라엘 감시를 피해 이동하기 위한 공간으로 사용됩니다.

 

군수용 땅굴

사령부, 지휘통제실, 야전사령관 및 전투원들의 거처, 탄약고, 군사장비 보관소, 내부 유선통신실 등이 구축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