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2)주변국의 입장. 레바논>
《 목 차 》 · 서론 · 헤즈볼라, 그들은 누구인가? · 헤즈볼라의 입장이 레바논의 입장인가? · 헤즈볼라의 입장은? |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알 아크사 홍수 작전(Al Aqsa Flood)'을 펼친 후, 전 세계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에 본격 개입한다면 이번 분쟁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동시에 이스라엘은 남부 지역에서는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북부 지역에서는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동시 상대하는 양면전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현 사태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헤즈볼라, 그들은 누구이며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까요? 중동 대표 언론매체인 알자지라(Al Jazeera) 기사 내용들을 토대로 간략히 다뤄보겠습니다.
헤즈볼라, 그들은 누구인가?
아랍어로 '알라(=신)의 당'이라는 뜻의 헤즈볼라(Hezbollah, حزب الله)는 1982년 창설된 레바논의 시아파 이슬람 정당이자 무장단체입니다. 종파 간 권력 다툼으로 1975년부터 내전 중이던 레바논을 이스라엘이 1978년, 1982년 두 차례에 걸쳐 침공하게 됩니다. 이때 이스라엘 주둔에 저항하고 레바논을 이슬람화하겠다는 목표로 하나의 조직이 결성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헤즈볼라입니다.
헤즈볼라 당원 대부분이 시아파 무슬림이며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재정적, 정치적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레바논 내전과 시리아 내전에서 다져진 헤즈볼라의 군사력은 레바논 정규군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호전적이고 과격한 특성 때문에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헤즈볼라가 어떻게 레바논 의회에서 의석을 차지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을까요?
정당 존립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당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사회기반시설 구축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학교, 병원, 복지시설, 은행 등을 설립하며 의료, 교육, 복지, 금융과 같은 삶에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분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대표적인 헤즈볼라 산하 기관으로는, 학교 설립 및 교육을 담당하는 이슬람교육기관(Islamic Institution for Education, المؤسسة الإسلامية للتربية والتعليم), 국가 근간 산업인 농업과 수의학의 발전을 지원하는 지하드 알 비나 재단(Jihad Al Bina, جهاد البناء),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국민에게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여 생계를 돕는 금융기관(Al-Qard Al-Hasan Association, جمعية القرض الحسن), 레바논 전역에 47개소 의료시설을 짓고 운영하는 이슬람보건기구(Hayaa Healthy, الهيئة الصحية الإسلامية), 사회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이슬람 자선 프로젝트 협회(Association of Islamic Charity Projects, جمعية الإمداد الخيرية الإسلامية) 등이 있습니다.
헤즈볼라의 입장이 레바논의 입장인가?
헤즈볼라가 레바논의 정당 중 하나이지만, 그들이 레바논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2022년 5월에 치뤄진 레바논 총선에서 헤즈볼라는 총 128석 중 13석, 헤즈볼라 우호 세력의 의석까지 모두 합하면 62석을 차지했지만, 의석의 과반수를 넘지는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레바논 의원 상당수가 "헤즈볼라는 헌법, 법률, 민주주의, 자유존중의 원칙 하에서 여타 정당들처럼 정치 활동을 펼쳐야 한다. 헤즈볼라가 지난 수년간 단행한 군사적 행동은 민병대 형태에 지나지 않고, 국가의 개념에 완전히 위배되는 것이다"라며 헤즈볼라에 반대를 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헤즈볼라는 다른 아랍 국가의 군사·안보 개입과 내정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레바논이 아랍 공동체 및 국제 사회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바논 정부의 공식 입장보다 헤즈볼라의 입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헤즈볼라는 창설부터 지금까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세력입니다. 그렇기에 헤즈볼라가 적극 개입하는 순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미국-이란의 대리전으로 변모할 수 있습니다.
헤즈볼라의 입장은?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헤즈볼라가 하마스와 함께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 지역에서는 양측의 포격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사상자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격 개입 여부는 헤즈볼라가 미국의 입장, 이란의 입장, 다양한 레바논 정당의 입장을 모두 계산하여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이란은 역내 전선이 확대되는 상황을 원치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의 경우, 확전보다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취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했습니다.
레바논은 현재 정치적, 종파적 분열로 인해 헤즈볼라의 정치적 계산이 복잡해진 상황입니다. 또한 전선 확대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일어날 경우, 레바논이 수년째 겪고 있는 경기 침체는 날로 악화될 것입니다. 헤즈볼라는 이러한 상황을 무시할 수 없기에 모든 요인을 다각도로 고려하여 행동을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이슈 따라잡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5)휴전, 가능할까?_1> (0) | 2023.11.14 |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4)가자지구 주민들은 어디로_2> (0) | 2023.11.14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4)가자지구 주민들은 어디로_1> (0) | 2023.11.14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3)주변국의 입장. 요르단> (0) | 2023.10.28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1)주변국의 입장. 이집트> (0) | 2023.10.13 |